적막한 푸름

…숨이 셔지지 않아요. 마음에 뭐가 언친 듯 가라앉고 있어요…
광활한 초원, 누군가가 누워 있습니다.
그 얼굴… 낯설고도 익숙합니다.
엄마? 아빠? 형? 친구들? 고모? 할머니?

너는 어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리기 때문이다.
아, 내면의 아름다움이란 얼마나 의미 없는가.

수평선 끝에 작은 범선이 떠 있습니다.
그 적막한 푸름을 가르며,
누군가 타고 있어요. 엄마, 아빠, 형, 할머니, 고모, 친구들…
2012년 그날, 세상이 빛나던 그날… 혹시 기억나?

뭐가 말입니까?

그날의 샛노란 달빛.
고개 숙인 꽃들.
너의 마음.
나의 마음.

…괴롭습니다.
인간은 정말 멍청한 생물이다.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끝없는 하늘.
그 너머엔 내가 잊고 있던, 아니…
그리워한 추억이 있습니다.

…숨을 셔봐.
천천히, 있는 그대로…
풀밭에 누워 하늘을 보던 그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