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과학의 세계, 격돌하라 청춘이여!

문학📝/📖 연재 소설

大과학의 세계, 격돌하라 청춘이여! - 2

Mortem4 2022. 5. 3. 07:30

프롤로그. 그야말로 청춘이다!

나와 깡태구와의 한판 승부 이후 나는 학교에서 수정 뉴턴 역학으로 3중 진자 문제를 해결한 미친놈으로 소문이 쫙 퍼지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들의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겨우 3중 진자에서 깡태구를 이겼을 뿐이다. 만약 샌즈 입자 문제가 나왔다면 나는 몇 초 만에 끝났을 것이다... 이제부터가 진짜다! 겨뤄보자 깡태구!

4. 아앗 네 녀석은!

"어디 보자 내 반은..."
물리 과학실에서의 소동 이후 그제야 첫 등교를 하게 되었다. 핸드폰을 켜 'e-안심 인터넷 ActiveX 반 매칭 검사 알리미' 어플에 들어가서 홍채, 지문 인식을 하여 나의 1학년 반을 확인했다. 나의 첫반은 A반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2030년 이후 극심한 인구 감소로 인해 학년 당 교생 수는 평균 100명이 되었다. 게다가 여기는 과학고이기 때문에 교생 수는 더욱 적어 40명 정도밖에 없다. 그래서 A, B 두 반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경기북과학고가 현재 최고의 과학고인 이유는 강태궁님이 있는 이유도 있지만 교생 수가 적어 거의 일대일로 수업을 진행해서 학력 미달이 거의 없기 때문도 있다. A반 문 앞에 서서 아침인사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문을 확 열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앗!~~ 네 녀석은!"
"아앗 너는!"
"그 싸가지!~"
내 뒤엔 깡태구가 있었다. 깡태구와 나는 거의 동시에 외쳤고 그 소리의 진동이 보강 간섭되어 A반 전체에 울려 퍼졌다. 이런 또다시 많은 아이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여기서까지 주목을 받고 싶진 않았는데... 만약 더 오버하게 되면 문제아로 낙인찍혀서 왕따 당할지도 모른다고 5252. 위험하다. 어떡하지 위험하다... 나의 정신상태가 거의 붕괴 직전까지 갔다.
"하핫 너희들 여기서까지 싸우는 거야? 정말 웃긴다...!ㅋㅋ"
엇 이런 상황 속에서 누군가 먼저 우리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안녕 나는 진훈, 유진훈이라고 해 반가워~ㅋㅋ"
밝은 분위기의 이 아이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줌으로써 분위기가 많이 완화되었다. 녀석 상당히 좋은 놈이잖아? 친하게 지내야겠군. 게다가 이 상당한 인싸력 분명 경기북과학고의 학생회장이 될 것 같다. 경기북과학고는 정치계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학생회장이 되면 학교에서의 정치활동이 인정되어 향후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는 대통령이 될 상이다.
"반갑다. 유진훈. 너의 그 재능 나에겐 보인다. 후후"
나는 그와 친해지기 아첨 작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유진훈은 나의 칭찬을 듣고는 미친놈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도망가 버렸다. 깡태구 또한 '한심한 놈'이라고 작게 말하고는 반에 들어가 아무 책상이나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무래도 나의 학교 생활은 하드모드가 되어버린 것 같다.

5. 샌즈 입자

2033년 우주에는 현실 차원을 뛰어넘는 메타버스 차원이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과학계에는 다시 한번 르네상스가 찾아왔다. 하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다양한 관측자료와 예측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면서 그야말로 혼돈의 시기 이기도 했다. 그때 뛰어난 과학자 로브로그스가 메타버스 차원에는 샌즈와 파피루스가 존재한다는 유력한 증거를 발견하게 되면서 진리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나타난 천재 과학자가 강태궁이었다. 그는 샌즈와 파피루스가 메타톤드래곤TV를 시청할 때 나오는 샌즈 입자가 메타버스를 뛰어넘어 현실 차원에서도 존재하다는 가설을 세워 "메타버스 환경 속 샌즈와 파피루스가 메타톤드래곤TV를 시청할 때 발생하는 샌즈 입자에 대한 고찰(Reflections on the Sands particles that occur when Sands and Papyrus watch Metatone Dragon TV in a metaverse environment)"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학계를 뒤집어 놓는다. 정확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학계에서는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졌으면 2035년 결국 LHC 입자 가속기에 샌즈 입자가 실제로 관측되어 그는 물리 노벨상과 평화 노벨상을 받게 된다. 이후 '파피루스 입자', '와샌즈입자', 등이 추가로 발견되어 현재는 일상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울트라 청소기나 냉소기에 쓰이는 주요 물질이 되었다.

-상대성이론 샌즈 절대 지식 백과사전

6. 가슴이 웅장해진다.

나는 조금만 더 나데면 진짜 이상한 놈 취급받아서 이미지가 회복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깨닫고는 조용하 반의 구석 자리에 앉아 첫 OT수업이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8시 57분... 8시 58분... 8시 59분... 1분이 1시간과도 같았다. 그야말로 시간의 상대성! 이런 생각하면 정신을 팔고 있을 때 어느샌가 9시가 되었다. '누가 우리 반 단임 선생님이 될까?', '중간고사 준비는 끝났냐?', '기말고사 준비 중이다.', 등 다양한 대화가 오가는 그때 문이 확 열리더니 강태궁님이 들어왔다.
"과학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한국 과학 미래 인재 여러분 처음 뵙겠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과학 미래 한국을 책임질 미래 과학 한국 인재가 되기 위해 1년 동안 여러분을 맡게 된 단임 강태궁입니다."
이럴 수가 진짜 강태궁님이 단임을 맡게 되다니. 믿을 수 없다. 반 친구들도 믿을 수가 없는지 방금까지만 해도 어수선하던 교실이 매우 조용해졌다. 강태궁님은 얘들의 반응이 많이 머쓱한지 쓴웃음을 짓고는 주변을 몇 초 동안 둘러보았다. 그러다 Ipad를 꺼내 Air play로 아주 빠르게 TV와 연결하여 OT를 이어나갔다.
"저희 학교에 처음 오신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학교의 커리큘럼과 수업 방침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학교는 20% 수행평가, 20% 시험, 60% 실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러분이 중학교 때와 같이 시험만 잘 본다고 해서 학교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여러분은 과학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한국 과학 미래 인재로서 과학자의 실험 자질을 가꾸어나가야 합니다!" 멋있다. 이것이 한국 최고의 과학고등학교의 교육방식인가. 하지만 공부량은 매우 늘어나고 말았다. 시험공부 말고도 실험 공부도 해야 한다. 이제는 실험 학원도 다녀야 하나...
"아마 여러분이 가장 걱정하시는 수학 진도는 여러분이 호몰로지 대수학까지 공부를 해왔다고 생각해서 이번 학년 동안 리만 가설 증명을 목표로 진도가 나갈 것입니다. 다른 과학 과목 진도로는 물리가 퀀텀 메카닉스, 생물이 탈모치료제 개발, 정보과학이 이루다 제작을 목표로 진도가 나갈 것 같습니다." 역시 수준 높다. 가슴이 웅장 해지는 커리큘럼을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이 몇몇 있었고 엄청 당황한 학생들도 보였다. 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당황한 쪽에 속했다. 다른 과목은 몰라도 수학은 현대 대수학과 복소 해석학까지 밖에 공부를 못했기 때문이다. 깡태구와 유진훈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벌써부터 기만 병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졌다.

7. 첫 수업

감동적인 OT가 끝나고 2교시에 바로 화학 실험 수업에 들어갔다. 모두 다 교실에서 가방을 챙기고 화학 실험실로 이동했다. 첫 수업은 화학 실험 시간이었다. 실험시간에는 무조건 실험복을 입어야 하는데 부잣집 아이들은 고급진 실크 실험복을 입고 있었고 나를 포함한 다른 평범한 아이들은 학교에서 빌려주는 누더기 같은 실험복을 입고 있었다. 누더기 같은 실험복은 어찌나 오래됐는지 고약한 냄새를 풍겼지만 반 친구들은 역사와 전통이 느껴진다며 그저 좋아할 뿐이었다. 깡태구는 실크 실험복을 입는 쪽이었고 유진훈은 누더기 같은 실험복이 었지만 카라를 올려 패션너블 하게 입고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칠판에 적혀있는 번호대로 의자에 앉아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화학 실험 시간 시작하겠습니다.” 그때였다. 교무실 쪽 문이 벌컥 열리더니 머리가 긴 남자 선생님이 들어왔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저는 이석투라고 하고 합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화학 이론 및 실험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생긴 게 특이해서 많이들 잘 기억해 주시더라고요. 참고로 제가 머리를 길게 하는 이유는 경기북과학고 재학 시절 친구들이…”
이석투 선생님은 경기북과학고 재학 시절 추억을 늘어놓기 시작하시더니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가셨다.
“… 그래서 제가 LA 실험실에서 제임스와 함께 경기북과학고 선생에 도전하게 되어 현재 이 학교에서 10년째 화학 교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여러분과 만나게 된 것은 참 운명 아닌가요? 아하하하하”
선생님은 결국 기나긴 대서사시를 끝내더니 자신에 이야기가 굉장히 재치 있었다는 듯이 호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가 끝난 시점에 수업시간은 10분도 남짓 남지 않았다. 학생들의 절반은 기절하거나 졸고 있었고 아주 일부의 학생들만이 존경의 눈빛으로 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바로 수계-이산화탄소 금속 전지 제작 실험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과정은 평가에 포함됩니다… 시작!”
시발? 갑자기 평가 실험을 시작했다. 자고 있던 아이들은 허둥지둥 일어나 실험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선생을 존경하던 아이들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학생들이 증오스러운 마음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당연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제대로 된 장비도 설치하지 못한 채 수업시간이 끝나고 말았다. 많은 아이들이 부당한 평가 방식에 분개하여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깡태구가 소리쳤다.
"이 정도도 제대로 하지 못하다니 정말로 경기북과학고 학생인가?"
녀석 어째서 저런 도발적인 말을 하는 거지. 그러면 모두의 미움을 받게 된다고... 예상대로 증오의 타깃은 이석투 선생님에서 깡태구로 돌아가게 되었다. 애석하게도 반 친구들은 깡태구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고 이석투 선생님은 깡태구를 외면하듯 교무실로 돌아가 버렸다. 깡태구가 포기한 듯 실험대에 엎드려 버렸고 반 친구들은 다음 수업을 위해 생명 과학실로 이동했다. 나는 혼자 남아있는 깡태구에게 물었다.
"도대체 왜 그런 거지? 무엇이 너를 그렇게 만든 거냐고...! 너의 그런 방식 난 마음에 들지 않아"
"보라고 간단하잖아? 모두가 행복한 세계의 완성이다..."
"칙쇼... 그 세계엔 너가 없잖아"
... 청춘이었다.

8. 기만 병

2025년, 세계 보건기구 WHO는 경기북과학고에서 처음 관측되는 형태의 질병인 기만 병에 대해 논의했다. 경기북과학고에서 고지능군에 속할수록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이 질병은 신기하게도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치료가 되었다. 기만 병은 비말을 통한 감염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감염 방식으로 이 사실이 논란이 되면서 생물계를 혼란에 빠뜨린 난제이기도 하다. WHO는 결국 게임 중독 이후 기만 병을 새로운 질병으로 지정하여 국제 질병 표준 분류기(ICD)에 이 질병의 판별 기준을 기재했다.

-ICD 기만 병 분류 기준
1. 성적이 1,2등급에 속하는 고지능군이다.
2. 1. 의 조건을 만족하지만 자신은 시험을 못 봤다고 말한다.
3. 1. 2. 의 조건을 만족한 상태에서 '아 진짜 너는 잘 봤으면서 왜 그러냐'라고 짜증을 낸다.

2021년, 이미 경기북 학생들이 가만 병에 대한 기록을 '한국 과학 지능 통찰력 연구소'인 SIKI(Scinence Intelligence Korea Insight)에 논문으로 등록했던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대성이론 샌즈 절대 지식 백과사전

9. 하루의 끝

모든 수업과 자습이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기숙사는 1인 1실이었다.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굉장한 학교라고. 하지만 동시에 씁쓸했다. 너무나도 경쟁적인 학교라 학생들 사이에 관계가 예민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학고'의 학우들이기 이전에 친구이다. 경쟁보다 배려를 질투보다는 사랑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렇게 하루가 저물고 다음날이 찾아온다.

-다음에 계속

저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고 상대적이지만 절대적인 백과사전을 중간중간 넣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어떤가요? 소설 작성하기 너무 어렵습니다.